이전에 제가 쓴 글에서 펠레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이며, 펠레가 맡을 역할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축구에서는 10번의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언제나 굉장한 칭송을 받아왔고, 10번의 역할을 못하는 선수들은 TOP10 이라고 줄세우는 자리에서 약간의 패널티가 존재할 정도로 중요한 자리입니다. 오늘은 그 10번 역할에 대한 변화를 한번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  10번역할과 그 변화

사실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축구는 골로 승패가 결정나는 스포츠입니다. 상대보다 더 넣고 1골이라도 덜먹으면 이기는 스포츠죠. 당연히 그렇다면 공격수가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는데, 의외로 가장 위대한 선수들은 골잡이가 아닌것이 의아했습니다. 그리고 10번의 역할이 그만큼 알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구나, 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10번은 언제나 동료를 활용하는 찬스메이킹과 직접 자신이 득점하는 득점, 이 2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만 이상적이라고 이야기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언제나 높은 평가가 내려졌습니다. 자신의 퍼포먼스 뿐 아니라, 팀원의 퍼포먼스 일부의 공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10번의 역할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습니다.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요 또, 10번을 대표하는 선수들은 누구였을까요??




 2  50년대

50년대는 WM 혹은 MM, WW의 시대였습니다. 2323 2332 3232등등의 포메이션이 성행을 했었죠. 그 시기의 10번의 역할은 사실상 제로톱이 수행했습니다. 저승사자 디스테파뇨는 레알마드리드에서 현재의 공미와 비슷한 제로톱을 수행했으며, 헝가리의 MM 시스템에서는 투톱아래에서 히데구티가 10번의 역할을 수행하며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위치는 좀 더 공격형 미드필더의 위치에서 이루어 졌습니다. 히데구티는 2톱의 아래에서 공격작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50년대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위치라고 생각하시면 편하실 것입니다.




 3  60년대 

이 시기는 사실 62~ 70년대로 보는것이 맞습니다. 이유는 펠레의 시기라고 불리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펠레는 위대한 선수였는데 이시기 브라질로 대표되는 4-2-4 전술이 엄청나게 유행하고 있었던 시기입니다.(더 자세한 설명은 펠레의 글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세시기 바랍니다.) 66년에 서독, 포르투갈과 함께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팀 70년 브라질이 4-2-4를 사용합니다. 여기서 펠레는 세컨탑에 위치해서 10번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50년대보다는 조금 높아진 위치를 볼 수 있습니다. 펠레가 이 시대에 가장 위대한 10번이었기 때문에 펠레로 대표됩니다.




레의 위대함, 브라질과 424 포메이션



 4  70년대

이 시기는 남미는 4-2-4를 유럽은 4-3-3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 역할은 이 인물로 정리됩니다. 요한 크루이프입니다. 크루이프는 토탈사커를 기반으로 충격적 경기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크루이프는 제로톱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경기의 모든 것을 컨트롤하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펠레가 은퇴한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꺽은 것은 크루이프의 네덜라드입니다. 어쩃든 크루이프의 시대 이후 크루이프의 수식어는 유럽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됩니다. 그는 제로톱에서 10번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5  80년대

80년대부터는 전술의 흐름이 다양해집니다. 이제는 단순히 한 위치에서 10번이 고정되지 않습니다. 지쿠, 플라티니와 같은 투톱아래의 10번이 역할을 나타내기도 하고 마라도나, 굴리트와 같은 세컨탑에서의 10번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제 슬슬 감이 오실겁니다. 10번의 역할은 거의 제로톱, 세컨탑, 공미 셋중에 하나가 수행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어찌되었든 80년대에는 가장 위대한 10번 마라도나가 나타났고, 그 이후 수비전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합니다.



 6  90년대

그리고 4-4-2의 시대 90년대가 나오면서 2톱이 정형화됩니다. 10번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2톱중 한명이 하게 되고, 세컨탑 스러운 역할로 변화합니다. 이 시대에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10번같은 선수들은 사실 8번입니다. 지단, 루이코스타, 발레론 같은 선수들 말이죠. 오히려 쎄컨 스트라이커 위치의 선수들 바죠, 베르캄프, 라울, 델피에로가 10번의 계보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사실상 SS 역할로 굳어진 것인데, 베르캄프 이후로 10번의 계보는 끊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토티, 카카는 드물게 90년대에서도 2톱 아래에서 뛰었던 10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마지막 10번은 카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7  00년 이후

어찌되었든 10번의 역할을 하는 것이 한동안 잠잠했던 시대를 지나서, 색다른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것은 바로 10번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측면으로 옮겨간 것이죠. 수비는 더욱 발전해서 이제 개인 기량만으로 상대의 중앙 지역에서 10번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압박이 적고 공간이 많은 측면을 찾아서 10번이 이동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현재는 우리는 네이마르, 아자르 등의 선수들로 10번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로톱 메시는 이런 모든 상식을 뛰어넘는 괴수이기 때문에, 지금 시대에서도 중앙에서 버티면서 10번의 역할을 해내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니 메시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겠죠?




50년대부터 지금까지 10번의 역할은 여전히 위대한 역할로 여겨지고 있지만, 그 위치들은 시대에 따라서, 전술에 따라서 변화해 왔습니다. 골게터보다도 높은 평가를 받는 10번의 역할들, 앞으로 메시 이후에 그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할 선수는 누가 될까요? 이런 움직임을 보는 재미도 축구의 한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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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펠레가 축구역사상 최고의 선수이다 라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영상이라곤 흑백밖에 남지 않은 이 옛날 선수는 왜 위대한 것일까요? 그는 거의 1300골 정도를 넣은 선수인데, 플레이메이킹? 컨트롤타워? 이게 말이 되는 걸까요? 아니면 골을 많이 넣어서 그 상징으로 불리는 것일까요? 펠레의 위대함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 해 봅시다.




 1  펠레 그 위대한 이름

펠레는 1956년 만 15세의 나이로 산토스에서 데뷔전을 치릅니다. 그는 16세의 나이로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7월에는 브라질 유니폼을 입고 A매치에 출전했죠. 58년 17세의 나이로 참가한 월드컵에서 최연소 득점, 최연소 헤트트릭을 달성했고 브라질을 우승시킵니다. 다음번 62년 월드컵 첫경기에서 1골 1도움의 활약을 보였지만, 그는 2번쨰 경기에서 부상을 당합니다. 그리고 월드컵 남은 경기를 출전하지 못했죠. 하지만 가린샤의 활약으로 브라질은 우승을 하고 펠레는 2번째 월드컵 우승을 경험합니다. 시간이 흘렀고, 66년은 그의 세번째 월드컵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럽 선수들의 반칙은 도를 넘어섰고, 펠레는 결국 부상을 당했고 브라질은 월드컵을 탈락합니다. 그리고 펠레는 다시는 월드컵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릅니다.




 2  역사의 완성 70년 브라질 대표팀

그렇게 세번째 월드컵이 끝이났고 시간은 흘러 70년이 되었습니다. 국민들은 지속으로 펠레의 대표팀 복귀운동을 벌였고 펠레는 등떠밀리듯 70년 월드컵에 참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역사가 씌여집니다. 이 대회 MVP 및 우승을 한번에 차지하고 월드컵 3회우승의 놀아운 결실을 이루게 됩니다. 그리고 이 70년의 브라질은 황금 5중주라고 불리우며 펠레 자일지뉴 토스탕 히벨리누 제르손과 함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월드컵 팀의 칭호를 받게됩니다. 첫경기부터 마지막경기까지 흔들림없는 경기력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합니다. 이후 펠레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고 74년 브라질은 유럽 역사상 최고의 선수 요한 크루이프가 이끄는 네덜란드에 밀려 4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펠레는 말년에 미국에 넘어가 활동하며 비공식 포함 1280골이라는 괴수같은 기록을 남기며 은퇴합니다.




 3  펠레의 포지션과 브라질의 424

그렇다면 이 위대한 펠레는 그저 골게터였을까요? 아니면 플레이메이커였을까요? 아니면 미드필더였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골게터라고 알고 있는데 이를 보려면 먼저 424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브라질에 424는 각자 용어가 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서 보면 조금 더 이해하기가 편하실 것입니다. (참고로 이때의 브라질은 자갈로를 미드필더로 분류해 433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보다는 424의 공격 4중주입니다.)


goleiro(골키퍼)

lateral direito (라이트백) 

quarto-zagueiro(왼쪽 중앙 수비수)

zagueiro central (오른쪽 중앙 수비수)

lateral esquerdo (레프트백)

médio-volante (수비형 미들) 

meia-armador (혹은 meia-direita 미드필더 플레이메이커)

ponta-direita (라이트 윙)

centroavante (중앙 공격수. No.9) 

ponta de lança (또다른 중앙 공격수. 이게 펠레의 포지션입니다. No.10)

ponta-esquerda (레프트 윙)


이게 브라질의 424의 명칭이었습니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바로 NO.10입니다. 저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죠. 보면 미드필더에 플레이메이커가 있기 때문에 공격수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ponta de lança 의 롤은 단순한 공격수가 아닙니다. 설명해 보자면 "centroavante를 지원하기 위해 전방으로 침투하고, meia-armador를 돕기 위해 미들로 내려오는 두가지 역할을 맡는 것입니다. 사실상 지금의 공미, 혹은 쉐도우와 더욱 비슷합니다. 저것을 구체화하는데는 70년도 브라질이 가장 좋은 예시가 될 것입니다.




 4  역사상 최고의 팀 70년 브라질

이것은 역사상 최고의 월드컵 팀으로 불리우는 황금의 5중주, 펠레가 이끄는 70년 브라질입니다. 자갈로는 여기서 전술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우리는 451로 수비했다. 전방에 토스탕만 박아놓았으며, 필요하다면 그도 내려와서 함께 수비를 했다." 라고 말이죠. 즉 이때도 최전방은 토스탕이 했고 펠레는 ponta de lança의 롤을 맡았다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브라질에는 총 4명의 ponta de lança가 있었다는 것인데요, 소속팀에서 토스탕도 ponta de lança였으며, 히벨리뉴, 자일지뉴도 모두 ponta de lança의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히벨리뉴와 자일지뉴는 각각 오른쪽 왼쪽 윙으로 갑니다. 토스탕은 최전방으로 가죠. 이 이야기를 해석하자면 4명의 ponta de lança 중 가장 완벽한 NO.10이 펠레였다는 이야기입니다. 




 5  ponta de lança의 펠레

혹자들의 이야기 대로 펠레가 골을 굉장히 많이 넣어서 컨트롤타워 능력이 아닌, 골수로 상징적인 선수였다면 그는 70년 브라질에서 토스탕의 최전방을 맡았어야 합니다. 하지만 4명의 ponta de lança 중에서 굳이 펠레는 No.10으로 활약합니다. 이 70년도 브라질은 수많은 전술의 시초가 됩니다. 잘 수행된 433 혹은 현재의 관점에서 토스탕을 원톱으로 본다면 완벽한 4231로 볼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된다면 펠레의 역할은 완전해 집니다. "그 시대의 가장 뛰어난 진짜 No.10" 그리고 재밌는 것은 그 후에 이 역할을 또 한번 펠레와 같이 가장 충격적으로 보여주는 선수가 나오는데요, 그는 우리가 잘 아는 불세출의 천재 "디에고 마라도나" 입니다. 




 6  펠레의 역할정리, 이후의 No.10 들

ponta de lança, No.10, 컨트롤타워, 플레이메이커 등등 펠레와함께 뛰었던 토스탕은 ponta de lança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골키퍼 앞에 있는 동료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밑으로 내와 공을 받으며, 드리블하고 운반하여 찬스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엄청난 골을 넣는다. 그게 10번이다. The King 펠레와 마라도나, 크루이프 그리고 플라티니가 그러한 포지션이다" 또한 펠레는 자기 자신을 가리켜 공격형 미드필더였다고 설명합니다. 이쯤되면 펠레가 어떤 선수였는지 잘 아시겠죠? 또 한가지 재밌는 지점은 우리가 아는 지단의 경우는 ponta de lança가 아닙니다. 브라질식으로 보면 10번이 아닌 8번에 가깝습니다. 축구가 컨트롤타워 즉 No.10, 컨트롤타워, 플레이메이커에게 더 큰 점수를 부여하는 것은 어찌보면 우연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위사진은 70년 월드컵때 펠레가 공을 받은 위치를 찍어놓은 사진입니다. 펠레는 그저 골을 많이 넣은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컨트롤타워, 플레이메이커에 가까운 전천후 만능인 선수였죠. 토스탕이 히바우두와 카카를 좀더 포워드적인 ponta de lança, 딩요와 지단을 좀더 미드필더 적인 ponta de lança 라고 칭한것을 본다면, 펠레와 마라도나는 ponta de lança 즉, No.10 그 자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축구는 언제나 이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선수들에게 천재, 지배자 라는 칭호를 붙여왔습니다. 현 시대에서는 ponta de lança의 롤은 메시가 가장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으니, 메시가 펠레, 마라도나와 비교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하는군요. 결론은 펠레는 그저 골넣는 공격수가 아닌, 컨트롤타워 그 자체였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미친듯한 골을 넣었으니.. 게다가 주변의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쯤되면 축구 그 자체라고 불리울만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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