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거의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08-09시즌입니다. 이 시즌의 바르셀로나는 시작부터 파격적인 인사를 시도하는데요, 유럽 빅리그의 1부리그 빅팀 감독을 한 경험이 전혀 없는, 사실상 초짜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를 감독으로 선임한 것입니다. 첫 경기와 두번째 경기의 결과가 형편없어 문제가 되었지만, 그 이후 바르셀로나는 승승장구하며 펩 과르디올라와 함께 어마어마한 전성기를 구사하게 됩니다. 역사상 최강의 팀 후보에 이름을 올릴정도의 압도적인 팀을 만들어 갑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바르셀로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1 압도적인 바르셀로나, 코어 사비 에르난데스
그당시의 바르셀로나는 참으로 어렵고 까다로운 팀이었습니다. 중원의 강력함이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입니다. 당시부터 4-3-3 전형을 자주 썻던 바르셀로나는 역삼각형 형태의 3미들을 주 전술로 사용했는데, 사비-이니에스타-부스케츠의 조합입니다. 이 중원은 상대를 가둬놓고 팬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아주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단연 사비 에르난데스라는 역대에 들어갈 플레이메이커가 서있었습니다. 그는 안그래도 까다로운 메시, 이니에스타를 더욱 날아다니게 도와 주었으며, 중원의 사령관으로 모든 경기를 메이킹해가는 까다로운 존재였습니다.
2 현재의 바르셀로나, 메시의 플레이메이킹
물론 그 당시에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메시가 2선 3선까지 내려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기에서는 메시는 제로톱에 집중을 했고, 그 파괴력은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시간은 흘렀고 사비 에르난데스는 바르셀로나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바르셀로나에서는 이니에스타를 제외하곤 플레이메이킹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습니다. 결국 메시가 3선까지 내려와서 플레이를 하게 되죠. 하지만, 메시는 사비가 될 수 없습니다. 물론 메시의 플레이메이킹은 분명 수준급이긴 합니다. 메시는 축구에서 대부분의 능력치가 월드클래스를 넘어서는 괴수이지만, 사비 에르난데스의 그것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3 플레이메이킹의 조건, 사비 에르난데스
플레이메이킹의 가장 필수적인 조건 2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압도적인 키핑력을 바탕으로 볼의 소유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기회를 넘겨주지 않아야 비로소 경기를 메이킹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바로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플레이입니다. 우리가 경기를 메이킹한다고 부르는 영역입니다. 마지막이 옵션입니다. 패스 혹은 중거리슛, 개인기 등등이죠. 사비 에르난데스의 경기모습을 쭈욱 보고 있자면 두번째의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플레이에 도가 튼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것이죠. 상대의 수비라인을 본 수 바로 옆에 선수에게 패스를 전달합니다. 동시에 제3의 선수에게 침투를 명령하죠. 제3의 선수가 침투를 시작하면 다시 공을 건내받아 아주 정확한 쓰루패스를 찔러주는 식의 플레이입니다. 1수앞을 내다보는 플레이는 이런 것인데. 사비 에르난데스, 지네딘 지단 같은 선수들은 그 이상의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2.3수를 내다보는 플레이말입니다.
4 메시의 플레이메이킹?
그런데 메시는 왜 이런것을 할 수 없을까요? 바로 두번째 조건때문입니다. 물론 메시가 왠만한 세계의 미드필더들 보다 플레이메이킹을 훨씬 잘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바로 첫번째와 세번째의 조건이 역대에 들어갈만큼 훌륭하기 떄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플레이메이킹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역대에 들어가는 능력으로 만들어내는 찬스메이킹이죠. 알고도 막지 못하지만, 경기를 설계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게임을 설계하는 데에는 압도적인 경험, 수많은 노하우,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판단력 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메시의 경우는 선수경력 대부분의 경우를 공격진에서 뛰었기 때문에 사비 에르난데스와 같은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5 사비 에르난데스의 공백 지우기
결국 루쵸감독은 이 공백을 3미들의 역할 재설정으로 해결했습니다. 일단 팀의 중심을 중원에서 MSN의 3톱으로 옮기고 중원의 3미들을 사비 없이 재정비했죠. 사비는 출전시간을 조절하면서 플레이하게 만들어 주어 다이나믹하고 파괴력있는 팀을 만들었습니다만, 임시 방편이었습니다. 그후 사비 에르난데스는 완전히 떠났고 바르셀로나는 고전하기 시작합니다. 바르셀로나가 지난시즌부터 보여준 중원의 문제는 사비 에르난데스의 부재, 이니에스타의 노쇠화가 맞물린 당연한 결과물입니다.
바르셀로나와 발베르데 감독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현재 메시는 제로톱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메시는 3선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팀에게 절대로 좋지 않은 징조 입니다. 메시의 플레이메이킹은 결국 메시의 파괴력을 낮추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유독 외로워 보이는 것도, 당연히 이런 이유와 맞물려 있습니다. 3선에서의 찬스메이킹과 제로톱에서의 파괴력을 둘다 가져가는 것은 한명으로써는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바르셀로나는 사비 에르난데스의 빈자리를 어떻게 커버해야 할까요? 이번시즌의 KEY는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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